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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도 지원도 ‘뚝’… 시각장애 안마사 ‘코로나 비명’
작성자 :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 작성일 : 2020-05-07 09:26:43 조회수 : 1410
 
수입도 지원도 ‘뚝’… 시각장애 안마사 ‘코로나 비명’
 
9일 찾은 서울 강남구 참손길지압힐링센터는 손님이 없어 한산했다. 평소에는 예약이 꽉 차 며칠씩 기다려야 안마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날은 예약이 필요 없었다. 7개의 안마실 중 6개가 텅 비어있었고 족욕실에도 사람이 없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시각장애인 안마사 한화석(59)씨는 빈 안마실에 앉아 한숨을 쉬었다.

“안마사로 일한 지 15년 됐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손님은 3분의 1토막이 났고 안마사 1명이 하루에 손님 1명을 겨우 만나는 정도예요. 다섯 식구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데 수입이 절반 이상 줄었으니 막막하죠.”

대구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시각장애인 안마사 김은숙(48)씨는 안마사 자격증을 따서 지난 1월 13일 출근을 시작했는데 한 달도 되지 않은 2월 1일 안마원이 휴업에 들어갔다. 1월 말부터 예약이 무더기 취소됐고 손님이 한 명도 오지 않는 날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지난 1일 다시 문을 열었지만, 상황은 그대로였다. 설상가상 큰딸이 다니는 회사도 휴업하면서 김씨 가족은 두 달 넘게 수입이 전혀 없는 상태다.

김씨는 시각장애인 교인이 많은 대구 하늘빛교회(김기화 목사)에 출석한다. 그는 “같은 교회에 다니는 다른 안마사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얼른 잠잠해져 일상으로 돌아가면 좋겠다는 기도만 드리며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장애인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시각장애인 안마사의 경우 신체를 접촉해야 하는 안마의 특성상 꺼리는 사람이 많아 일거리가 거의 없다. 다른 일을 할 수도 없어 생활고가 심하다. 정부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안마사도 경로당 복지관 등이 폐쇄되면서 일이 끊겼다. 정부는 일자리 사업 때 지급하던 급여의 70%를 보전해주겠다고 했지만, 생계를 꾸리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70만원 수준에 불과해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한다.

사각지대는 또 있다. 안마사로 일하는 시각장애인은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제외된다. 서기성 대구 아름다운교회 목사는 “시각장애 교인들을 심방할 때마다 안타까운 현실을 접한다”며 “안마사 일을 해도 급여가 많은 게 아니다 보니 차라리 생필품과 지원금이 나오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는 게 낫겠다며 일을 그만두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선별적 복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옥형 대한안마사협회 회장은 “시각장애인 안마사는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서 하는 사업이 많은데 휴업을 하면 그런 지원금이 줄어든다”며 “모두가 어려운 시기지만 경제적·신체적으로 더 취약한 상황에 놓인 장애인을 위한 지원정책을 고민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장애인 사역을 하는 목회자들은 힘든 시기일수록 약자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목사는 “교회도 어렵겠지만, 우리 사회 낮은 곳을 향한 관심을 줄여선 안 된다”며 “쌀과 생필품 지원 등으로 교회가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32488